2011년 7월 여행
한국에는 없지만 스페인에는 있는 것, 입헌군주제
스페인이 우리나라와 가장 큰 다른점은 입헌군주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이다. 즉, 왕이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는 것. 왕이라는 것이 없는 나라에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이런 사실은 매우 낯설고고 흥미로운 것 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정작 왕이 현존하는 국각의 (적어도 내가 만난 현지인=) 나라의 국민들은 시큰둥하다. 시큰둥해하는 그들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우리 세금만 축내고 하는 일이 없잖아!" 라는 것이 그들이 시큰둥해하는 대부분 이유였다. 물론 모든~~ 시민들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내가 만났던 스페인 사람들의 반응은 이러했다. (영국에서 만난 스위스친구 역시 시큰둥)
삶의 현장(?!)에서 왕실가족과의 짧은 인연
마드리드에 있을 당시에 슈퍼에 식재료 사러갔다가 뜬금없이 도로를 봉쇄해서 지나가지 못했던 적이 있다. 늘 걸었던 길인데, 유독 봉쇄가 심하고 접근이 어려웠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니 봉쇄된 곳의 모든 상점은 여전히 운영중이었다. 나는 뭔가 이상하다 싶어서 주위를 가만히 관찰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 길은 못 가서 돌아가야 하거나 아니면 지나가려면 기다려야했다. 무슨상황인가 싶어 주위에 물어보니 "왕족 가족이 지나가니까" 라고 나에게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면서 얼굴 표정은 역시나 시큰둥...
나는 처음에는 그런 사실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나를 제지하던 경찰관 아저씨한테 저기 슈퍼만 갈 건데요;;; 라고 말하니 동양여자애가 재미있었는지 아니면 어설픈 발음이 인상깊었는지 잠깐 갔다오라고 허락은 해주셔서 무사히 식재료를 가지고 컴백홈 할 수 있었다. 암튼 삶의 구석에 왕과 부딪히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왕족이란 "Welcome to Spain"이라 말하는 인형으로만 생각하던 (내가 만났던 =)스페인 사람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긴 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런 왕이 지냈다는, 마드리드 왕궁은 무척이나 궁금했다. 오래 전 왕이 있었어~인 과거형이 아니라 지금도 왕이 존재한다는 현실감이 더해져 나는 그 어떤 고궁보다도 스페인 마드리드의 왕궁이 궁금했었다. 씨에스타를 포기하고 마드리드 왕궁에 가볼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짐을 챙겨서 가보았다. 대단한 짐이랄 것까지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물, 모자, 손수건, 물티슈까지 챙겨서!
마드리드 왕궁으로 가는 길에 만난 맛있어 보이는 컵케익
집에서
가는 길에 만난 베이커리 가게. 처음에 생크림인지 알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마시멜로우가 아닐까?! 싶지만 확인은 해보지 못했다. 어쨌든 생크림(으로 추정되는)의 겉을 살짝 구워서 잔뜩 얹어진 컵케익. "오늘 마드리드 왕궁 구경하고 꼭 먹어주리라!!!!"라고 다짐했었다. 왕궁 가는 길에 만난 베이커리 가게의 컵케인을 보니까 (분명 점심 든든히 먹고 나왔지만) 정말 먹고 싶었는데, 또 한편으로는 너무 더우니 나는 먹기 싫은 마음도 동시에 생겨버려서 "그럼 저녁에 먹어봐야지!!" 라며 아주 유연성있는 태도를 시전했다. 맛은 궁금하고 날은 덥고 해서 나름의 절충안. ^^
걷다보니 가로수길이 보이고 하얀색 건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진에서보면 이렇게 멋진 햇볕 아래 멋진 나무들.. 이렇게만 보면 그림처럼 완벽한데.... 실제로는 얼마나 더운지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역시 점심시간에는 낮잠을 자야했거늘!
마드리드 왕궁으로 입장할 때 짐검사 필수.
현재 마드리드 왕궁에는 현재 왕이 살고 있지는 않다고 한다. 특정한 일이 있을 경우에는 마드리드 왕궁에서 지내고, 그 외에는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 거주한다고 하는데, 그래서 현재 국왕이 존재하는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마드리드 왕궁은 늘 개방되어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마드리드 왕궁의 모든 곳이 개방되어있지는 않고, 적당히 제한적인 구역이 있기도 하다.
마드리드 왕궁에 도착하니 입장하려면 입장권을 사자마자 간단히 짐검색을 해야했다. 사실 유럽은 생각보다 곳곳에서 짐 검사하는 곳이 많았다. 특히나 로얄 패밀리들이 있을 만한 곳이나 혹은 박물관 같은 곳들.. 귀찮긴 했지만 짐검사에 응하는 수 밖에!
은 정말 넓었다. 중간문까지 가는 길을 이렇게 허허벌판을 지나서 갈 수도 있지만 햇볕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에 그럴 엄두 전혀 나지 않았다. 최대한 그늘을 200% 활용해 걸어다녔다.
끝에서 끝까지 이동하려면 한 낮에는 정말 짜증날 정도였고, 특히 화장실 한 번 찾으려면 정말 불편했다.
정말 넓고 다양했던 공간이 모여있는 마드리드 왕궁
내부로 입장하면 이렇게 높은 계단이 보이고, 마드리드 왕궁내의 진입이 가능하다. 사실 여기를 넘어서는 사진찍기는 금지. 그래서 왕궁을 둘러보는 내내 곳곳을 사진으로 담을 수는 없었다.
건물 안의 모든 방을 다 들어갈 순 없지만, 적어도 내가 가볼 수 있었던 공간만 해도 그 규모는 정말 컸다.
옛날 스페인 왕궁의 의료를 책임지던 의사들이 있던 방에는 다양한 오래된 화학기구 같은 것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당시 왕궁 주치의들의 초상화도 걸려있었다. 여전히 그 오래된 기구들은 전시해두고 그 전담 의사들의 초상화까지 걸어두고 있는 공간의 내부는 고전적인 느낌이 인상깊었다. (아무래도 그 방은 현재 사용하지는 않는다.) 오리엔탈 방에는 다양한 동양화의 모습들이 그려져 있는 방인데, 한 나라를 대표하는 왕궁답게 그 공간은 동양미를 잔뜩 보이며 화려했지만, 동양에 대한 그저 호기심과 신비로움정도만 가득 담긴 그림들이 많았다. 그 가운데에는 한국풍은 없었고, 중국과 일본풍 그림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나라 특징이 있다기보다는 그냥 동양풍 그림이 마구 섞여져있어서 한 그림안에 일본풍과 중국풍이 섞여있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주제를 이용해서 꾸며놓은 방들이 많았는데 제한적인 공개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넓어서 정말 길 잃기 딱 좋은 곳이었다. 다행히 가이드 라인이 있기에 그 선만 따라가면 되기에 진짜 길을 잃을 확률은 거의 없었다.
에서 운영하는 기념품 샵에 들렀다. 다양한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 모두 왕실 마크가 찍혀있었다. 기념품 가게에 구비된 기념품 종류도 생각보다 매우 많았으며, 그 공간도 무척이나 넓었다. 달콤한
꿀부터 학용품, 옷, 등등. 이곳에는 식재료들도 생각보다 ㅎㅎ 많았다. 왕실 오일, 왕실 초콜렛, 왕실 쿠키, 왕실 와플 등등!!! 레알 마드리드라고 찍어놓은 그리고 그렇게 포장해놓은 것들이라 선물로 주기에도 좋고 직접 몇가지 사먹기 좋아 보였다. 나는 동생 선물용으로 왕실 마크가 찍힌 멋진 그림이 그려져있는 카드(카드놀이할 수 있는)를 구입했다.
▲ 마드리드 왕궁 지도 / Googlemaps ▲
마드리드 왕궁 바로 옆에 있던 알무데나 대성당
당시 열심히 공사중이던
. 원래 아랍어로 알무데나라고 불렀던 지역에 성모상이 발견되어서 이후에 알무데나 성모대성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곳이다. 마드리드 왕궁 옆에는 내전으로 공사만 100년 걸렸다는 알무데나 성모대성당이 있었는데, 누구나 입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방문했었다. 왕실 가족들이
에 올 때면 들르는 곳이란다.
저녁이 되었을 때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았다. 원래 출석하시던 현지분들보다는 나같은 관광객들이 많았다. 알무데나 대성당 내부는 자유롭게 기도 드리고 구경도 하는 분위기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건함이 무뎌진 곳은 전혀 아니었다. 오히려 매우 경건한 느낌이어서 다들 조용히 자신의 할일들을 하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경건함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던 알무데나 대성당
확실히 유럽의 종교는 카톨릭이 많다. 그것을 기준으로 수 많은 종교예술이 발전했던 터라 대성당 내부 곳곳이 모두 다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나는 조용히 앉아서 기도드리고 나서 다시 관광객의 신분으로 돌아가 알무데나 대성당 이곳저곳을 걸으며 내부를 둘러보았다.
의 내부는 정말 아름다웠다. 성당 내부 저 높은 곳까지, 사람이 쉽게 닿을 수 없는 그 높은 곳까지, 신에 대한 존경을 담아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최대치의 아름다움을 표현해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위의 마지막 사진은 중앙제단이다. 사실, 제단이라고 해도돼나? 사실 마땅한 표현을 모르겠다. 이러한 구조로 이루어진 곳에서는 모든 관광객들도 구분없이 편하게 올라갈 수 있었다.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올라가서 대부분 짧게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유럽 내의 성당을 둘러보면 위 사진처럼 전기초를 켤 수 있도록 해두었다. 특이했다. 지금은 초 1개의 가격이 얼마인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1유로였던가? 동전 투입구에 동전을 넣으면 이렇게 하나의 촛불이 켜진다. 실제 촛불이 아니라 전기로 이루어져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관리하기는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촛불 하나 켰다. 기도 한대로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부탁드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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