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카이저 빌헬름 2세(WilhelmⅡ)가 독일을 통일한 카이저 빌헬름 1세(WilhelmⅠ)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교회. 그래서 교회 이름이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다. 이 교회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침탑이 파괴되었다고. 그것을 굳이 복원하지 않고 지금까지도 그대로 둔 것은 전쟁이 얼마나 비참한 것인지 알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U반이나 S반을 통해서 쉽게 이동이 가능하기에 편리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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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Kaiser Wilhelm Gedächtniskirche )
- 주소: Breitscheidplatz, 10789 Berlin 구글지도 보기
- 가는 방법: U반과 S반을 타고 Zoologischer Garten 역 하차, 또는 버스 100, 200번 이용
베를린 동물원 역(Zoologischer Garten)에서 내리면 바로 보이는 카이저 빌헬름 교회가 보인다. 그만큼 가까웠다. 사실 대단한 안내판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다. 그저 걸어가서 거 거대한 교회를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자세히 보면 첨탑이 뭉퉁하다.
이렇게 규모가 건축물은 멀리서 보아야 오히려 자세히 볼 수 있다.
거대한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전에 첨탑 위가 뾰족하지 않고 뭉그러트려진 것 같은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 자체만으로도 이 거대한 교회를 쉽게 무너트리는 것은 전쟁이라는 것. 그 얼마나 참혹한 일인가.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의 양식은 네오르네상스 양식의 건축물이다. 15세기 르네상스 건축양식을 19세기에 재 도입한 것을 네오 르네상스라고 부른다는 데 건축은 커녕 그 시대의 건물에 대한 화려한 정도로만 인식하는 내가 이 건물의 양식에서 느끼는 것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첫째는 와~ 화려한데?
둘째는 첨탑이 날아갔군
세번째는 참으로 거대하구나 정도였으니까.
실제로 이 기념교회는 첨탑뿐만 아니라 예배당과 종탑까지 냉전시대에 파손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첨탑은 제외하고 나머지는 1959년에 5년동안 복구하였다. 그럼 지금도 이곳에서 예배를 지내느냐? 실제로 예배를 지내는 곳은 신당(새로운 장소)에서 지낸다.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 구관 내부모습
내부는 전시 형태로만 지내고 있으며, 나같은 관람객들이 드나들며 내부를 둘러보고 있었다. 러시아 정교회가 기증한 십자가도 이곳에서 볼 수 있는데, 이는 나치로부터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해서 기증한 것이라고 한다.
사실 이 곳의 화려함은 천장이 모두 다했다고 할 만큼 화려하다. 천장은 모자이크로 꾸몄다고 하는데, 내부 전체 천장이 이렇게 화려하게 그려져있었다. 눈을 떼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했고 매우 멋졌다.
유럽 여행을 할 떄면 느끼는 것이, 그 지역의 교회를 방문하면 그 당시, 그시절의 예술이 얼마나 화려하고 정교했는지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러다보니 우스갯소리로, 유럽은 왕과 신이 없었다면 문화발전을 못한 거 아니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
내부에는 이렇게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의 초기 모습과 전쟁으로 상한 모습 그리고 지붕이 없는 채로 예배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련된 자료는 물론 상세한 설명과 사진 덕분에 이곳이 어떤 곳인지 충분히 이해되었다. 1943년에 처음으로 손상되고 1945년 4월에는 첨탑 일부와 중앙현관만 남기도 나머지는 모두 회복불가할 정도로 파괴되었다고 한다.
적은 돈을 기부하고 초를 켜다.
내가 매번 유럽 여행시 교회나 성당에 들르게 되면 꼭 초를 올린다. 초를 올리고 내 여행에 대한 무사귀환을 기도한다. 매번 하나의 의식처럼 작은 돈을 기부하고 초를 켜고 기도를 올리고. 그렇게 기도를 올리는 것이 내 여행의 시작이면서 하나의 의식이기도 하다. 늘 많은 것에 감사하고 많은 기회를 주심에 감사하며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한 마음에 바탕으로 아무런 사고없길 기도하는 마음. 그리고 올린 초를 세워두었다.
밖으로 나왔다. 오래된 카이저 빌헬름 기념 교회를 나와 맞은 편에 있는 신건물로 이동했다. 현재 모든 행사는 이 신건물에서 진행되니 이 곳은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그 어디에서도 보지못한 웅장함 + 화려한 교회
신관은 독일 출신의 건축가인 에곤 아이어만(Egon Eiermann)이 설계한 곳으로 유명하다. 그는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등 다양한 색깔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벌집모양의 콘트리트 벽으로 웅장한 화려함을 표현했다. 여기에 스테인드 글라스는 프랑스의 샤르트르 대성당(Chartres Cathedral)에서 영감을 받아 가브리엘 로와(Gabriel Loire)가 디자인했다고.
이곳에 입장하자마자 나는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화려한데 웅장하고 진중한데 아름다웠다. 그 중심에는 예수님이 계셨다.
- 베를린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신관 내부모습-
사실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는 우와, 오래전에 이렇게 큰 교회도 피해를 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신관은 그냥 입장하는 것만으로도 푸른 스테인글라스드에 촘촘히 박힌 다양한 색상에 압도되는 느낌이었다. 이곳 역시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정면을 바라보는데 그 자체의 기분은 오묘했다. 그 동안 유명한 성당을 방문할 때면 그 자체의 화려함은 어찌보면 익숙한 부분이기도 했다. 밝은 색과 금으로 장식된 유명한 성당은 방문할 때마다 화려함에 놀라면서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푸른 화려함이니! 단 한번도 생각지도 못한 화려함이었다.
의자에 잠시 앉아 화려함을 감상하고 다시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교회를 나오니 소나기가 한껏 지나갔다보다. 소나기가 마무리되는 작은 비가 조금 내리다가 금방 그치길. 베를린에서 머무는 내내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는 딱히 틀리지는 않았으나, 일기예보만큼 비가 오지 않았다. 운이 좋았던 것인지 실내에 들어가면 한참 비가 내리거나, 혹은 내가 외부에 있어도 비가 보슬비보다도 더 적은 정도로 내렸으니까.
호기심에 들렀던 카이저 빌헬름 기념교회에서 구관의 화려함은 예상치 못한 즐거운 발견이었다. 베를린 여행 한다면 한 번쯤 방문해보길 추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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