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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부산

창작뮤지컬, 궁리 : 세종과 장영실 (연희단거리패)

by 러블리 앨리스, 호텔&여행 블로거 2015. 7. 28.

 

 

2015년 07월

동래구 출신의 장영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그 출발점이 궁리를 탄생하게 했다. 역사서에 보면 다른 관련자들은 처벌을 받고 어찌되었다는 이후의 삶을 알 수 있지만, 장영실만큼은 어찌 되었는지 기록이 없다. 이쯤이면 궁금한 것이 이상하지 않다.

 

 

더웠던 날, 여름이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일요일, 나는 천천히 산책하면서 동래문화회관에 도착했다.

 

 

전화로 미리 예매해둔 티켓. 토요일에 관람하려다가 일요일로 바꿀 때 직원이 일요일은 예매가 많다고 했다좋은 좌석은 이미 없다고. 그래도 일요일 시간이 나서 예매했는데 사이드 좌석이어도 괜찮다고 했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내 오른쪽과 뒷자리는 꼬마 아이(8세 이하로 보임)가 앉았다는 게 문제... (왼쪽은 통로였음) 시종일관 움직이고 발로 차고 엄마한테 말 걸고... 나는 궁리를 관람하는 내내 돌아버리는 줄 알았다. 머리로 장난삼아 의자를 (머리를 뒤로 젖혀) 쿵쿵 치길래 결국 나는 그 아이에게 조용히 하라고 말하게 되었다는.. 아 짜증나.. 그런데 옆에 엄마가 나를 째려봤다. 

제발.. 얌전하지 않은 아이는 이런데 데리고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대부분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얌전하지 않다. 제발. (얌전한 아이는 언제든지 환영~)

 

 

▲ 마지막 커튼콜 때 촬영한 사진 ▲

 

궁리는 굉장히 유쾌한 주제는 아니다. 이야기는 장영실이 만든 수레가 임금이 타고 가는 도중에 바퀴가 빠지면서 장영실이 옥살이하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물론 그 수레의 잘못이 장영실의 잘못은 아니다. 오르막길에 수레를 끄는 사람의 수가 적으면서 하중이 많이 들어간 것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정치와 합리적인 결과와 그 원인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니까.

 

뮤지컬 궁리를 보면서 나는 토요일에 봤던 지니어스의 마지막 자막이 떠올랐다.

"팀을 위해 헌신한 사람은 죽고, 배신한 사람은 살아남았다."

이와 비슷한 문구가 있었는데, 장영실이라는 사람이 국가에 이바지한 정도가 작다고 말할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런데 그의 마지막은 왜 그렇게 슬픈 걸까. 마지막에 참 슬펐다. 눈물이 날 정도였다. 내가 과하게 몰입한 걸까.

 

 

 

▲ 마지막 커튼콜 때 촬영한 사진 ▲

 

나는 뮤지컬 궁리를 흥미롭게 관람했다. 장영실과 세종과의 관계도 흥미로웠고, 그의 인간적인 감정도 충분히 이해되었다. 그리고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무대 장치에 신경을 많이 쓴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발견했던 측우기나 자격루에 대한 설명도 이해하기가 수월했고, 천체 관측하면서 28수에 대해 설명을 할 때는 참으로 예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배경 그림을 잘 표현했다.

 

동래문화회관의 설명에는 "남녀노소"누구나 흥미롭게 볼 수 있다고 적혀있지만, 부분적으로는 유머코드가 있긴 했어도 전체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13세 이하 아이들이 이해할지 나는 다소 의문스러웠다. 처음 등장하는 장면부터 사실 괴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니 옆에 앉아있던 아이가 "무서워!!!!!!'라고 했으니......;;; 물론 진짜 괴기스럽다기보다 그만큼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두웠던 것을 표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나는 그 홈페이지의 설명에서 감동적이다.라고 하기보다는 나는 참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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