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나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기분 전환하기 위해 즐거운 음악 들으러 가는 곳이 부산 국립국악원이다. 이곳은 전국에서 몇 안 되는 국립국악원이다! 부산 국립국악원이 생긴 지는 얼마 안 되었다. 10년은 안 되었지만, 저렴한 공연료에 수준 높은 우리 문화를 가깝게 접할 수 있어서 나는 이곳이 매우 좋다. 부산 여행 오는 사람이라면 부산진구에 있는 국립국악원에 들러서 수준 높은 소리와 춤으로 흥겹게 즐기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월 마지막 수요일
정말 날이 좋았던 3월의 마지막 수요일. 날씨가 무척 좋아서 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부산국립국악원 바로 맞은 편에 부산 시민공원도 있으니 국악원에 갔다가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딱 좋은 코스다.
다담콘서트 @ 부산국립국악원
부산 국립국악원에서는 3월, 5월, 6월, 상반기에 3번 마지막 수요일, 다담 콘서트를 진행한다. 오전 11시에 진행되는 콘서트인데, 다양한 주제와 함께 우리 전통 소리와 춤을 감상하면서 오랜 세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함께 해온 명사분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다. 부담 없고, 특정 주제에 전혀 모른다고 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그런 콘서트.
내가 갔던 3월의 마지막 수요일에는 궁중채화에 대한 소재로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궁중채화란, 생화를 꺾어서 장식하는 것을 금했던 궁중에서 직접 그 꽃을 천연재료로 만들어서 장식했던 방식을 말하는데, 이것이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나 싶을 정도로 정말 섬세하고 아름다워서 나는 이번에 궁중채화의 매력을 처음 알게 되었다. 그 궁중채화를 전통방식으로 복원한 황수로 선생님께서 이번 콘서트의 주인공이셨다. 선생님의 작품은 이 글 아래를 보면 자세히 볼 수 있다. ^^
문화가 있는 날... 덕분에 1천 원
이 콘서트의 수준도 높지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어서 남녀노소 관람하기에도 좋다. 더 놀라운 사실은...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하면서 관람료가 1,000원....! 대박! 이벤트 당첨되어서 1천 원만 지불한 것 절대 아니다.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문화가 있는 날"을 지정해서 다양한 문화를 부담 없이 즐기도록 정부 부처에서 지원하고 있다!
다담콘서트는 오전 11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30분 일찍 가면 차와 다과를 받을 수 있다.
콘서트장 내부에는 핸드폰은 진동으로~ 혹시나 콘서트 시작보다 늦게 도착하는 사람은 바로 입장할 수 없고, 진행자와 명사가 대화하는 도중에는 들어갈 수 있다. (공연 중에는 입장 불가)
홈페이지에서도 공연정보 확인할 수 있고 바로 예매 가능합니다.
▶ 부산국립국악원 전체공연일정 (홈페이지) http://busan.gugak.go.kr/sub/01_01_01.jsp
다담콘서트가 진행되는 부산국립국악원의 예지당 내부 모습이다.
- 아래 사진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간에만 한정적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콘서트가 진행되는 동안은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마지막 공연이 진행될 때에 사진 촬영할 수 있다. -
3월 다담콘서트의 이야기손님, 황수로 채화장
예쁜 한복을 입고 있는 분이 인간문화재인 황수로 선생님이다. 황수로 선생님은 국내에서는 궁중채화의 명맥이 끊겨, 더 많은 것을 공부하러 일본에 갔었다. 당시 황수로를 가르친 선생님께서 이 멋진 궁중채화는 오직 가장 처음으로 (라고 했나? 암튼 가장 오래되었다고 하셨던 듯) 일본에서 시작했다고 말을 했고, 이에 황수로 선생님은 "아니다, 한국에도 존재한다."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그랬더니 당시 그 교수는 그럴 리가 없다며, 만약 그랬다면 문헌에 남아있을 텐데, 현재 하나도 남아 있지 않느냐고 했다고 한다. 황수로 선생님은 몇 날 며칠을 생각하다가 (실제 당시에는 복원되지 못하고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대학에서 전공을 바꾸어서 역사학과로 전향하고, 그다음부터 모든 사료를 다 찾아보면서 지금까지 우리의 궁중채화를 복원시키셨다.
이제 오랜 세월이 흘러서 황수로 선생님은 인간문화재로 지정되시고, 나라에서도 지원이 있었지만, 나는 그 모든 것을 떠나서 무엇보다도 우리 문화인 궁중채화를 정말 사랑하시고, 정말 많이 연구하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고민도 많이 하시고, 많은 재료를 찾아서 복원도 하시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관련된 꽃 이야기가 나오면 꽃과 관련된 부산 국립국악원 단원들의 전통 춤사위와 노래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조선 순조 때 효명세자가 어머니인 순원숙황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춘앵전은 매우 기품있는 춤사위를 느낄 수 있었다. 심청전에 나오는 화초타령, 남도민요의 꽃 타령, 경기민요의 매화타령을 통해서 꽃 노래가 다양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선비들의 왜 그렇게 매화를 사랑했는지도 이날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매화가 이제 피기 시작했다는 양산의 원동에 있는 매화 축제에 다녀왔다. 당시에 활~짝 핀 것은 아니었어도 제법 많은 매화를 볼 수 있었는데, 매화의 아름다움에 비해서 날씨는 참 추웠다. ㅠ0ㅠ. 그런데 이 보다 더 혹독했던 추위를 견뎌낸 매화가 활짝 피었고, 그 절개에 선비들이 감탄했다고 하니 매화 하나에도 많은 의미를 통해서 자신의 신념을 세웠던 선비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공연으로 가인전목단으로 모든 콘서트가 마무리 되었는다. 가인전목단 공연이 시작될 때 공연 중간에 촬영해도 좋다는 문구가 화면에 뜬다. 가인전목단은 참 화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란꽃이 들어있는 꽃병을 중심으로 춤을 추는 궁중무용인데, 무용하는 무용수들이 다들 인형 같았다!
▲ 네이버 백과사전 - 국립국악원 영상 : 가인전목단 (토요상설공연 2007.10.13) ▲
마지막 하이라이트!
사실 콘서트 내내 사회자와 황수로 선생님의 앞에 있던 꽃이 참 궁금했다. 원래 조화는 향을 가지지 못하는데, 궁중채화는 조화임에도 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복원시키셨다고 했다. 실제로 작업할 때에도 벌이나 나비가 날아오는 일이 생겨서 그물망 같은 것을 창문에 걸어두고 작업을 하신다고. 나는 가까이 가서 냄새 맡았을 때 조화에서 은은한 꽃향기가 느껴졌다. 진짜 예쁘기도 했지만, 향까지 가지니까 생화랑 다를 게 없는 진짜 꽃 같았다.
모든 콘서트가 끝나고 많은 사람이 갑자기 몰렸다. 나도 이 사진 찍는데 엄청 애먹었다. 그날 망원렌즈 안 챙겨 간 걸 엄청나게 후회했다. 엄청나게 많이 몰려든 사람들 통에 꽃에 가까이 갈 수 없어서 이렇게만 찍었다.
이건 뭐,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예쁘고 정교하고... 이 모든 것을 사람의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었다는 것이 놀랍고, 향까지 재현해낸다는 것도 놀라웠다. 아... 진짜 볼수록 예쁨!!!!!
콘서트를 통해서 꽃과 관련된 왕들의 이야기며, 선생님이 어떻게 작품을 만드시는지, 어떤 바람을 가지고 이 길을 여전히 묵묵히 가시는지까지. 여기에 국악이 어우러지니 오전의 시간이 훨씬 풍요롭게 느껴졌다. 시간 되면 이 외에도 다양한 국악공연을 즐기시면서 즐거운 봄날을 만끽하면 좋을 것 같다.
부산국립국악원 지도 보기
- 주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국악로 2 국립부산국악원
- 연락처: 051-811-0114
-공식 홈페이지 : http://busan.gugak.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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