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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부산

부산, 내가 좋아하는 빵집, 베이커스의 크루아상, 해운대 센텀 고메 버터프레첼

by 러블리 앨리스, 호텔&여행 블로거 2018. 1. 7.

2018년 1월.

나는 빵을 엄청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가끔은, 그 고소함과 부드러운 또는 쫄깃한 맛이 떠올라 가끔 사 먹는 편이다. 내가 대체로 좋아하는 빵은, 밀도 높은 프레첼, 푹신한 맛이 인상적인 치아바타(블랙 올리브), 찰보리가 들어가서 쫄깃한 맛이 일품인 찰보리빵을 주로 좋아한다. 즉, 크림이 들어있거나 팥이 있는 것보다는 빵 그 자체로 먹기에 심심한 맛을 좋아한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에서는 이런 프레첼이나 치아바타를 사 먹기가 힘들 만큼 불모지다. 물론, 체인점 베이커리는 많지만 체인점 베이커리에는 치아바타, 프레첼, 찰보리빵을 팔지 않는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빵집이 하나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그리 가까운 편이 아니니.

 

오랜만에 들른 서면과, 최근 일 때문에 계속 방문했던 해운대 센텀. 센텀에 있는 작은 개인 베이커리 가게는, 찰보리 커런츠 치아바타 빵이 맛있어서 센텀에 들르면 꼭 들러 몇 가지 빵을 사 오곤 했었다. 서면의 베이커스의 경우 아주 가끔, 크루아상이 먹고 싶을 때 사 먹곤 했다. 사실, 부산에서 괜찮은 기본 크루아상 빵을 판매하는 곳이 없어서 무척 아쉽다.

 

 

※ 아래 사진은 핸드폰으로 촬영했다. 그래서 화질이 떨어진다. 단, 반쪽자리 크루아상 사진만 DSLR로 촬영 ※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선택한, 초코 크루아상 @ 베이커스(Bakers), 서면(전포 거리)  지도 보기

 부산 서면의 전포 카페 거리에는 다양한 카페와 소규모의 베이커리들이 몇 군데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크고 작은 카페는 그 거리 규모에 비해 종류가 많은 편인데,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베이커리는 그 숫자가 워낙 작고, 게다가 내 마음에 드는 베이커리는 사실 거의 없다. 그 와중에 베이커스는 부산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그 인기를 증명이나 하듯, 오랜만에 들른 베이커스의 공지사항이 나의 눈에 띄었다. 구매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베이커스 남포동점을 오픈 했다고. 그리고 이곳은 빵이 나오는 시간에 늘 사람들이 북적인다. 베이커스는 인기에 비해 공간이 정말 작아, 사람들이 몰리면 정말 정신없는 공간이 되어버린다. 게다가, 빠르게 제품들이 매진 행렬에 합류할 때면, 더욱 경쟁적으로 빵을 구매해야 할 정도.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피하려면 평일이 그나마 나을 것이다. 

 

 오랜만에 방문했던 베이커스에서 기본 크루아상은 이미 매진, 나머지 크루아상도 매진 조짐이 보였다. 말차 크루아상은 딱 2개만 남았던 상태.  빠르게 초코 크루아상과 말차 크루아상 그리고 소세지 빵을 샀다. 

 

 

p.s. 전포 카페 거리에 면요리 가게가 있다. HK식 면요리를 하는 곳인데, 다른 메뉴는 모르겠고 완탕면은 완전 비추. 돈 아깝고, 홍콩에서 먹던 완탕면과 완벽하게 달랐다. 완탕도.... 그냥 새우가 들어간 만두일 뿐, 홍콩에서 먹었던 완탕의 모습과는 완벽하게 다르다. HK식이라는데, HK식이 아니다. 게다가 그 만두는 만두피까지 두터워서 더 놀랐다. 아무튼 그 곳의 완탕면은 가능하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배가 고팠던 터라 소세지 빵은 집으로 가는 길에 먹었다. 바삭한 패스트리로 감싼 소세지 빵은 먹을 만했다. 소세지는 약간 짠 맛이지만(참고로 나는 매우 심심하게 먹는 편이다.), 패스트리 덕분에 그 맛이 중화되었다. 패스트리도 대체로 괜찮았다.

 

달콤 쌉싸름함에 크루아상 특유의 겹겹의 부드러움, 초코 크루아상

 베이커스의 크루아상은 말차와 초코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초코 크루아상을 추천한다. 초코 크루아상은 초코의 씁쓸한 맛과 특유의 달콤함이 잘 어우러지고, 크루아상의 본연의 맛도 같이 느낄 수 있다. 가끔은 이런 초코 크루아상이 떠오를 때가 있다. 나는 강한 단맛은 좋아하지 않고, 씁쓸한 맛은 매우 싫어해서 초콜릿도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은 베이커스의 초코 크루아상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그에 비해 말차 크루아상은 너무 단맛이 강하고, 초록색이 덮여있는 곳은 강한 단맛으로 인해 크루아상의 본연의 맛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말차 매니아가 아니라면, 강한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말차보다는 차라리 기본 크루아상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내 입에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말차 크루아상을 구매한 이유는 부모님이 궁금해하셔서 부모님 시식용으로 구매. 

 

 

크루아상을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이유는 단 하나, 유지방의 맛

 한 날은 스타벅스의 모 지점에서 크루아상을 주문했다. 직원은 내가 주문한 크루아상을 데운 후 제공했는데, 세상에나! 세상 그렇게 맛없는 크루아상은 처음이었다. 그렇게 맛없는 크루아상을 스타벅스에서 먹게 될 줄이야. 일정한 맛을 유지하는 대형 체인점인 스타벅스에서 그렇게 맛없는 크루아상을 제공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날, 직원이 내가 주문한 크루아상을 데울 때 너무 오랜 시간 (렌지에 돌린 것인지 오븐에 넣어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열을 가해, 크루아상의 모든 부분이 심하게 바스러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세한 탄 맛까지...... 직원의 실수인지, 스타벅스 관리의 실수인지, 재료 배합의 실수인지, 과정의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날 이후로 절대로 스타벅스에서 크루아상은 사 먹지 않게 되었다. 

 

나는 크루아상의 본연의 맛을 좋아한다. 속살은 부드럽지만, 층층의 얇은, 쫄깃한 식감, 겉은 적당한 바삭거림, 한입 먹어보면 유지방 특유의 고소한 맛까지. 똑같은 크루아상이라고 해도, 과하게 유지방이 느껴져 입안에 부담스럽게 맴도는 맛이 있는가 하면, 여느 크루아상 보다는 유지방맛이 더 느껴지는데도 고소한 뒷맛이 느껴지는 예도 있다. 어떤 버터와 분유를 썼는지에 따라 오리지날 크루아상의 유지방 맛이 강하게 느껴지더라도 그 뒷맛을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 어떤 베이커리 가게는 크루아상을 배어 물자마자 입술에 배어 나오는 진한 기름이 느껴져 기름진 맛이 바로 느껴지기도 하고, 또 어떤 곳은 앞서 언급한 스타벅스의 모 지점처럼 너무 퍼석거려서 바스러지는 예도 있다. 크루아상의 유지방은 어찌보면 양날의 검 같기도 하다.

 

베이커스 크루아상은 유지방 맛이 약간 진하다. 하지만 내가 그동안 부산에서 이상한 크루아상을 많이 먹어서인지, 베이커스의 유지방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나쁘지 않은 정도. 

 

 

 

 

오랜만에 방문했던, 해운대 센텀에 위치한 작은 베이커리

 이 작은 베이커리는 체인점이 아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작은 베이커리인데, 우연히 이곳의 찰보리 커런츠 치아바타 빵을 먹어보고 맛이 좋아서 그 이후로 이 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곳은 시식용 빵도 넉넉하게 제공하고, 생각보다 일반 체인점 베이커리에서 판매하지 않는 종류의 빵도 많다. 여기서 슈톨렌도 볼 수 있다. 이 곳의 모든 빵을 먹어보진 않았고, 치아바타 종류와 깜빠뉴 위주로 먹었다. 그런데 그 라인의 제품들이 내 입에 잘 맞아 해운대 센텀에 들르면 빵을 구매하곤 했다. 

 

 

 

 

버터 프레첼은 부드러운 + 고소한 맛으로 먹지

 오랜만에 들른 해운대 센텀에서, 블랙 올리브 치아바타와 고메 버터 프레첼을 구매했다. 고메 버터 프레첼의 반은 집으로 가는 길에 먹었는데 겨울의 찬 바람 덕분에 유독 프레첼의 겉면이 딱딱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머지 반은 집으로 가지고 와서 시간이 조금 지난 뒤에 먹으니 딱딱하던 프레첼의 겉면이 풀렸다. 고메 버터의 풍부한 고소함이 프레첼과 잘 어울린다. 조금 더 프레첼이 치밀했으면 좋겠지만, 이 집의 프레첼은 내가 원하는 만큼의 속살이 치밀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대로도 괜찮았으니까. 

 

고메 버터 프레첼을 먹을 때마다 칼로리가 높을 것이 뻔하니 왠지 죄짓는(?) 마음이 들면서도, 한입 두 입 배어 먹다 보면 고소한 버터의 맛과 부드러운 속살의 프레첼의 조화 덕분에,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진다. 참 묘한 매력이다. 고메 버터 프레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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