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살면서도 부산 곳곳을 둘러볼 일이 생각보다 별로 없었다. 이번에 부산여행특공대 게릴라버스투어를 신청하고 다녀왔다. 그리고 부산 토박이인 저에게도 부산의 과거를 알 수 있었던 리얼 부산여행이 되어주어서 무척 즐거운 투어였다. 직접 다녀왔던 <부산여행특공대 게릴라버스투어>의 오후투어를 정리했다.
오후투어는 각 시즌마다 차이는 있지만 제가 참여한 날은 12시 50분까지 모여서 1시에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부산역 8번 출구로 나와서 <부산여행특공대 게릴라버스투어> 깃발을 찾으면 끝! 그리고 전용 버스에 탑승함으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버스에 탑승하면 선물로 주는 이 예쁜 엽서세트 (12장)
투어를 신청한 모든 사람에게 주는 선물인데요, 이 엽서는 그냥 사진이 아니라 과거의 부산을 담은 사진으로 만들어진 엽서였다.
지금의 부산의, 독특한 지형이 있게 해준 과거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아주 귀한 사진들이었다.
처음 버스를 타면 들려주는 노래가 있어요. <부산 갈매기> 롯데 팬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다는 부산 갈매기.
그 음악을 들으면서 버스는 본격적으로 출발! 출발하면서 굽이굽이 올라가는 산복도로, 그 와중에서도 쉬지 않고 다양한 부산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가이드님. 버스가 출발하는 방향 반대로 서있거나 앉으셔서 저희에게 설명해주시는데, 멀미 없이 완벽하게 설명해주시는 센스!
1. 유치환의 우체통
※ 자세한 리뷰 클릭 ▶ 부산 여행 : 1년 뒤에 받아보는 당신의 엽서 : 유치환의 우체통 with 부산 여행특공대 게릴라 버스 투어
이곳에서는 청마, 유치환 시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아볼 수 있는 곳이었다. 통영에도 기념관이 있고요, 부산에는 산복도로에 이렇게 작게 있었다. 이곳에서 시로 마음을 채우고,멋진 부산의 전체 뷰로 눈을 채우고, 아름다운 그림으로 생각을 채우고, 1년 뒤의 나에게 쓰는 편지를 통해서 나를 채워본다.
멋진 풍경. THIS IS BUSAN.
전용 버스가 있어서 구불거불하기도하고 경사가 높은 언덕을 올라감에도 불편함 없었다. 에어컨 빵빵해서 요즘 같은 여름에는 이동하기 더 없이 편리했고, 바쁜 일정 탓에 식사를 못하신 분이라면 부담없이 간식을 챙겨서 차 안에서 먹어도 좋다.
168계단으로 향해 달려~
초량의 이바구길, 그 중에서 가장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된 168계단
그 계단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경사진 거리, 부산은 이렇게 경사진 곳이 참 많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도 그러했다.
2. 168계단(체험시간) & 당산(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사당)
※ 자세한 리뷰 클릭 ▶ 부산 여행 : 물통이고 지던 168계단에서 체험
+ 마을을 지켜주던 수호신, 당산 with 부산 여행특공대 게릴라 버스 투어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을 모시는 사당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다. 그저 나무나 큰 돌 정도로 모시는데, 사당이 있는 곳은 처음보았다. 그래서 168계단 가는 길에 둘러보기도 하고, 168계단에 직접 물동이를 이고 걸어보기도 했다. 꽤나 높은 경사에 물이 들어있지 않은 물동이를 이고 지는 것도 만만치는 않았다.
천마산로 전망대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에게 선물로 제공되었던 엽서는 부산의 과거가 담겨져있었다. 크게 프린트되어진 자료를 이용해서 과거의 모습과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가는 길에 상세히 알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보시다시피 높은 곳에 층층이 집을 올려놓은 것이 부산 산동네의 특징이다.
피난 시절, 모두들 부산으로 모여드니 사람이 살 만한 환경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몸을 뉘일 수 있고 전쟁을 피할 수 있는 것만으로 고맙게 여겨야하는 그런 시절.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의 무덤이 가득했던 곳으로 피난와서 죽은 시체가 오래되어 뼈만 남은 경우 그것을 옆으로 치우면 두 사람이 비좁게 누울 수 있던 그곳에서 피난살이는 시작되었다고 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면서 보게 된 좁은 골목에다가 높은 경사, 그리고 층층이 쌓여진 집은 당시의 피난살이를 바탕으로 지어진 집들이라고. 산사람과 죽은사람이 공존할 수 밖에 없던 그 시절 지어진 집이기에 다 좁았다.
사진에는 찍지 못했지만 마침 지나가던 길에 과거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있던 (한때 일본인의 묘지였고 그 위에 바로 집을 지었던 건물 그대로) 모습을 그대로 볼 수도 있었다.
좁은 도로를 크지도 않은 작은 버스가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꽉 차 있는 이 곳.
내가 참여했던 날은 일본가족 한 팀도 있었는데, 가족끼리 하는 말을 우연히 들었다. (마침 내 뒤에 계셔서 들렸다.)
일본 사람들이 한국에 나쁜 짓을 많이 했어.
이토히로부미도 한국에서 매우 나빴더라고.
진짜 일본인으로 많이 부끄럽다니까.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많이 부끄러워.
생전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부산으로 왔었고 그것이 30년전 첫 여행이었고, 이후에 부산을 사랑하게 되었다고. 투어를 하면서 장소를 이동할 때면 만나게 되는 한국어를 또박또박 읽으시려고 하시고 그게 무슨 의미인지 가이드분에게 꼭 물어보시고, 부산이라면 갈매기. 그것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를 매우 잘 알고 계시던 그 분. 30년전 첫 해외여행을 부산으로 와서 다시 찾은 부산은 혼자가 아닌 자신의 가족과 함께 부산의 구석구석을 다니는 여행 특공대와 함께하고 계신 모습을 보니 뭔가 기분 묘했다.
3. 천마산로 전망대
※ 자세한 리뷰 클릭 ▶ 부산 여행 : 천마산로 전망대 : 산동네와 바다가 어우러진 리얼 부산 with 부산 여행특공대 게릴라 버스 투어
비가 와서 살짝 아쉬우면서도 운치있는 부산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던 곳이다. 비가 살짝 덜오고 날씨가 조금 개이면서 조금씩 드러나는 부산의 참 모습을 볼 수 있었다.
4. 최민식 갤러리
※ 자세한 리뷰 클릭 ▶ 부산 여행 : 아미문화학습관의 최민식 갤러리(완전 추천 부산 여행장소) with 부산 여행특공대 게릴라 버스 투어
최민식 갤러리는 생각지도 못한 멋진 곳이었다. 과거의 부산, 아픔을 간직하고 가지지 못했던 그 시절, 눈물로 가득 채울 수 밖에 없던 시절을 빼곡히 그 어떤 편집도 허구도 더하기도 없이 담담하게 담아낸 사진들이 전시되어있던 곳이었다. 이 곳에서 어릴 적 한 귀퉁이에 있던 추억이 떠오르기도 했다.
5. 송도, 갈맷길 해안산책로
※ 자세한 리뷰 클릭 ▶ 부산 여행 : 독특한 산책로 : 갈맷길 해안산책로 (=절영해안 산책로) with 부산 여행특공대 게릴라 버스 투어
흔하지 않은 산책로, 바다와 산이 함께하는 산책로.
비가 조금 더 오기는 했지만, 멋진 파도는 마음을 시원하게 하고, 드넓은 바다는 마음을 열어주었다. 독특한 암석은 호기심을 자아냈고, 비탈진 산은 아름답게 보이기도. 정말 독특했던 이 산책길. 꼭 가보시길~!
6. 남항대교(경유) & 부산항대교(왕복) & 부산대교(경유)
이제 부산역으로 돌아가기 전에 남항대교, 부산항대교, 부산대교 이 세군대를 편하게 차를 타고 이동했다. 마침 비까지 오고 있던 터라 버스로 이동하는 게 참으로 고맙게 느껴졌다. 빗방울이 세차지는 않아도 제법 굵게 떨어지고 있었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영도를 지나면서 영도할매 이야기도 듣고, 왜 부산이라고 불리었는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특히나 부산항 대교의 가장 큰 특징은 이러한 곡선형태
내려갈 때에는 직선으로 내려가지만, 부산항 대교로 올라갈 때에는 이러한 곡선 형태로 둥글게 둥글게 올라간다. 속도를 조금 높인다면 롤러코스터의 회전력을 느낄 수 있기도.
컨테이너 가득한 곳이 부산에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부산을 대표하는 이미지 중에 하나. 가지각색의 색상을 가진 컨테이너가 제법 쌓여있는 이 곳은 부산항만의 살아숨쉬는 열정이 있는 곳이다. 각 컨테이너의 색상은 각 회사의 대표색상인데, 한가지 색상으로 정하면 그 색깔만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알록달록하다.
그렇게 알차게 부산의 유명한 대교들을 거치면서 마지막으로 부산역으로 다시 도착했다. 주말이었던 터라 교통량이 늘어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예상시간인 오후 4시 30분에서 조금 넘어서 오후 5시쯤에 도착했다. 교통량이 늘어나는 시간대에는 어쩔 수 없는 약간의 지연이 있으니, 혹시나 투어 마치고 바로 여행을 마무리 짓고 싶은 사람들은 비행기나 기차편을 여유롭게 예약하시길. 혹시 늦어질 거라 예상했는데, 제 시간에 마친다면? 부산 역 앞에 더 둘러보시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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