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월
고베에서도 시티루프 버스를 타고 여러 군데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내가 선택한 곳은 바로 키타노이진칸거리, 서구적인 모습이 아직 남아있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기에 한번 들를 예정이었다. 점심도 여기서 해결할 예정.
▶ 키타노이진칸 거리 공식 홈페이지
: 이국적인 집들이 모여있는 곳, 좁고 가파른 골목길 사이사이에 당시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 오스트리아 등지의 서양인들이 살던 주택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메이지 시대부터 다이쇼 시대까지 외국인들이 지은 주택이라고. 일본 속의 유럽을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거리다. 가장 가까운 큰 역이라면 산노미야역이다. 길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도 일단 산노미야역에 내려서 지나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키타노이진칸이라고만 말해도 투어 데스크를 알려준다.
시티루프버스타고 키타노이진칸 거리가기
키타노이진칸 거리를 가려면 지하철, 산노미야 역에서 내려서 시티루프 정류장을 찾으면 된다. 지하철역에 내리자마자 인포메이션 데스크에 찾아가서 시티루프를 타려고 한다고 물었다. 그들은 나에게 고베 인포메이션 센터에 찾아가라고 길을 알려주었다. 고베 인포메이션 센터에 가서 한국어로 된 지도를 한 장 얻고 시티루프 역을 찾기 시작했다. 일반 버스 정류장과 같은 장소에 있어서 처음에 긴가민가했는데, "씨티루프"라는 글씨를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여기에 있으면 가이딩을 도와주는 할아버지가 한 분 계시는데, 영어도 잘 하셔서 일본어를 못 해도 불편함이 없다. 가이드 도와주시는 안내 할아버지는 한국어로 된 지도도 따로 더 챙겨주시고 다양한 이야기도 해주셨다.
하루 이용 요금. 1회만 사용할 경우에는 250yen이지만 만약에 3번 이상 이용할 예정이라면 하루 패스가 훨씬 저렴하다. 게다가 간사이 쓰루 패스가 있으면 하루 패스요금 50yen이 할인 되니 꽤 괜찮은 요금이다. 나는 총 3번을 이용했다. 당시 2월까지 시티루프 하루 패스 이용권을 사면 핫팩을 선물로 줬다. 50yen 할인받고 선물도 받고 기분도 굿!
시티루프 버스를 타면 저렇게 모니터 화면에 각 명소에 대한 설명과 다음 정차할 곳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물론 영어와 일어 한국어까지 있어서 한국인 관광객들한테도 참으로 편한 모니터였다. 일반 버스보다는 작고, 마을버스보다는 좀 큰 중간 사이즈 정도 되는 시티루프 버스.
진한 초록색으로 뒤덮은 "느낌있는" 버스는 고베의 시티루프 버스
키타노 이진칸 거리의 시티루프 정류소.
버스가 진한 초록색인데 생각보다 예쁘고 이색적인 느낌이다. 초록색 버스가 고베시를 편하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발이 되어준다. 고베 여행할 예정이라면, 버스 이용이, 혹은 조금은 먼거리가 3번 이상이라면? 그렇다면 시티루프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1일권이 650엔 얼마든지 (단, 오후 5시 이전까지)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으니까! 단, 자신이 가고자 하는 경로에 정류장이 있는지는 확인해야한다.
초록색 작은 사각형에 들어있는 숫자가 각 정류장 번호다. 정류장 번호를 기억했다가 탑승/하차하면 된다. 지도가 작아서 잘 안 보인다면,
파일을 다운 받으면 된다. 첨부한 지도는 고베시에 대한 전체 가이드 된 관광지도인데, 한글 버전이 아니긴 하지만 전체적인 동선을 짜는 데 유용하다.
그리고 이 지도는 키타노이진칸 거리의 전체 지도다. 어디서 시티루프버스를 타고 내리는지, 어디쯤 걷고 있는지 확인하기 좋은 지도였다!
키타노이진칸 거리 돌아다니기
기타노이진칸 거리에 도착. 높은 비탈에 정갈하게 서양식으로 지어진 집들이 눈에 띄었다. 내부관람을 할 수 있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고, 관람하더라도 무료인 곳도 아닌 곳도 있어서 선택해서 몇 가지 정도만 둘러봤다. 키타노 이진칸 거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래서 그런지 높은 비탈이 많고 중간중간 거의 등산하는 기분으로 올라가야 했다. 그래서 높은 굽보다는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거리를 걷는 것이 좋다. 더군다나 일반 평지에도 볼만한 하우스는 있지만 웬만한 집들은 대부분 위쪽에 있어서 많이 올라가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나는 특별한 목표 없이 걸어 올라갔다. 여러 곳의 집들이 있었지만 왠만한 집들은 다들 입장료 300 yen~700 yen 정도. 물론 시티루프 버스패스카드가 있으면 3곳이나 5곳정도을 패키지로 조금 더 저렴하게 입장할 수는 있다. 나는 눈에 띄는 집을 하나 선택했는데, 그곳은 구중국 영사관이었다.
키타노이진칸 거리 전체 지도에서 "구중국 영사관" 위치 (주황색 원으로 표시)
구중국영사관에서 정처없이 걷다가 발견한 작은 광장.
키타노이진칸 거리의 광장에서 만난 묘기부리는 사나이
내가 광장에 도착했을 때 사람들이 몰린 이유가 궁금했다. 주변 사람에게 물어보니 서커스 하는 거라고. 전시 구경에 흥미를 잃었던 나는 잠시 쉬어간다 생각하고 서커스 구경에 동참했다. ^^ 날씨가 차가웠지만 바람이 많이 불지 않은 데다가, 햇볓이 쨍쨍하게 내리쬐던 좋은 겨울 날씨였던 탓에 얼굴을 살짝 가리고 구경을 시작했다.
아주 특이한 써커스까지는 아니었고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간단한 묘기정도랄까. 그래도 큰 이벤트가 없던 키타노이진칸 거리에서 나름 괜찮은 이벤트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자리잡고 앉아서 꽤나 흥미진진했다. 재미도 있었고, 뭔가 위험한 묘기다 싶으면 나도 모르게 오~!라는 탄성이 나오기도 했고. 시종일관 묘기를 보여주는 아저씨는 오네가이시마스를 외치며 진행했다. 한 15분쯤 봤을까.. 모든 쇼는 끝!!! 그리고나서 다시 조금 걸었더니 생각도 못한 작은 사찰이 보였다.
기타노텐만 신사 지도 보기: 교토의 기타노텐만궁을 간청해서 지어졌다고 하는 신사. 이곳의 거리 지명인 기타노이진칸 거리인 "기타노"도 이 신사로 인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원래 교토에 위치한 기타노텐만 궁은 학문의 신을 모시고 있기 때문에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욕심부려 소원을 빌면 전혀 효과가 없다고 전해지니, 적당히 소원을 빌어야 하나보다.^^;;;;
▶ 2014, 후쿠오카 여행, 학문의 신에게! @ 다자이후 텐만구
▶ 2017, Tockey와 함께하는 오사카 로컬시장 둘러보기
계단이 이렇게 많았다. 이런 계단이 총 2묶음. 진짜 높았다. 단점이라면 올라가는 것이 조금 힘들지만, 장점이라면 계단을 다 올랐을 때, 고베 시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큰 종을 울리고 나서 기도하고 박수 세 번.. 정도 쳤던 의식.
그리고 나면 다음 사람이 똑같이 그러한 행동을 했다. 나는 그 모습이 신기해서 줄을 선 뒤 그들을 똑같이 따라 했다. 나의 소원을 빌면서.
Cafe de Mi+Mi/ 까페 드 미미에서 점심 먹기
키타노 이진칸 거리에는 다양한 음식을 파는 식당이 많았다. 특히 빵 가게 많고 유명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빵 가게를 꼭 들른다고. 그러나 나는 패스~! Cat Cafe에 가려고 미리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게에 들어가면 정말 조그마한 까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1/4은 주방, 2/4은 로비, 1/4은 캐릭터를 파는 가게였다. 한눈에 다 들어올 정도로 작은 가게. 꽤 맛있는 런치 세트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나도 먹기로 했다.
나의 어눌한 일본어를 듣고서는 천천히 말을 해주시는 주인장 아주머니! 주인장 아주머니는 원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하우스 일을 하셨는데, 지금은 이렇게 조그만한 까페를 열고 운영중이시라고.
창가에는 아기자기한 소품이 즐비해있어서 보는 즐거움도.
이 창가 쪽에도 길이 있긴 했지만 연결되는 입구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 가게의 뒷길이 있었다. 다른 곳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길이 연결되어있었다.
세트에 포함된 홍차가 먼저 나왔다. 안 그래도 목이 말랐던 터라 한 모금 마셨더니 홍차 특유의 쓴맛이 내 목구멍을 타고 내려갔다. 물론 시럽도 넣었지만, 워낙 쓴 홍차였던 터라 단맛이 나기보다는 쓴맛이 조금 누그러든 정도랄까. 아예 시럽을 넣지 말걸.. 하고 후회도 들었다. 쓴 홍차가 더 맛있었으니까.
그리고 나서 나온 나의 런치메뉴. 980yen. 이걸 먹어보고 싶었다. 스프와 파스타, 치킨구이 그리고 카레 볶음밥, 스프 뒤에 가려진 샐러드 양이 작아서 조금 실망했지만 정작 다 먹고나니 꽤 배불렀다. 스프는 완전 대박. 감자 스프였는데, 정말 대박 부드럽고 맛있어서 즐거웟다. 정말 게눈 마파람에 감추듯 다 먹었다. 밥은 위에 허브가 뿌려져있는데 밥만 먹으면 맛이 없었다. 양념소스에 배여진 치킨과 같이 먹으면 갑자기 맛있어지는 오묘한 조합! 치킨또한 그냥 먹으면 맛이 없는데 밥이랑 같이 곁들어 먹었더니 진짜 맛있었다. 완전 신기한 궁합 ㅋ. 파스타는... 흠... 다음에 이 음식을 먹는다면 파스타 부터 먹을 생각이다. 제일 마지막에 먹었더니 식어버려서 그냥 그랬으니까;;;; 그러나 따뜻할 때 먹었다면 제법 맛이 있었을 듯 싶다.
아늑하고 조그만한 까페에서 배도 부르겠다, 쓰디쓴 홍차도 있겠다, 다리도 아팠지만 폭신한 의자에 앉아있겠다... 정말 편안히 쉬었다. 이곳에서 여정을 정리했다. 고베시청에 가서 전망대를 구경하고, 난킨마치에 가서 판다 만두를 사먹고, 그렇게 하고 집으로 가야지. ^^
Cafe de Mi+Mi 주인 아주머니께서 주신 선물!
내가 계산하고 나갈 때, 가게 오너는 나에게 작은 봉투를 주었다. 뭐지? 싶었는데, 그 당시 구정연휴가 지난지 2주정도 되었던 터라, 행복한 바람이 퍼지길 바란다는 문구의 작은 편지였다. 아.. 깜찍하여라! 이걸 손님들에게 전해주려고 일일이 종이를 접고 편지 문구를 쓰고 이렇게 붙여서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손님들에게 주고 계셨다니!!! 이걸 보니 왠지 행복해진다. 아주머님의 마음이 느껴졌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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